멋진irk를 위해

 

크리스토퍼 월큰

 

루퍼트 에버렛

 

나타샤 리차드슨

 

헬렌 미렌

 

베니스의 열정
(The Comfort Of Strangers)

 

의상협찬/ 조지오 아르마니

 

편집/ 빌 팬코우

 

원작/ 이안 맥이완

 

각본/ 해롤드 핀터

 

아버지는 체구가 건장한 분이셨다

 

평생 검은 콧수염을 기르셨다

 

수염이 회색이 되면
붓으로 검게 칠하셨다

 

여자들이 눈에
마스카라를 하듯 말이다

 

어머니와, 여형제 넷 모두
당신을 두려워했다

 

식탁에서 아버지보다
먼저 입을 열어선 안 됐다

 

허나 당신은 나를
가장 사랑하셨다

 

감독/ 폴 슈레이더

 

영국에 전화하려 하는데요

 

네, 영국이요

 

런던 말구요

 

런던이 아니에요

 

서섹스 주의 헤이스팅스 시요

 

국가번호는 아시겠죠
어제 알려주셨잖아요

 

아, 다른 분이었나

 

4 5 8 2 6 1

 

서섹스 주 헤이스팅스 시

 

이런 젠장!

 

이 책 도저히 못 읽겠네

 

읽을 수가 없어

 

제대로 제본도 안 되고
나가자

 

- 애들이랑 통화해야 해
- 알았어. 받아봐

 

여보세요

 

어머니, 저예요

 

네, 잘 있어요

 

그럼요
애들은 어때요?

 

애들은…?

 

네, 잘 있어요

 

여보세요
엄마란다

 

잘 있었니?

 

캐시도 거기 있니?

 

근사하지?

 

아우구스티누스 성당은 참 근사해

 

그러니까…

 

- 설명하긴 힘들지만
- 지난번에도 그랬지

 

무슨 뜻이야?

 

우리 지난번에 베니스에
왔을 때도 넌 그랬잖아

 

내가?

 

- 그게 뭐 어쨌는데?
- 아무것도 아냐

 

무슨 뜻이야?
왜 그런 말을 하는데?

 

- 화내지 마
- 세상에

 

- 관찰중이야
- 무슨 관찰?

 

네 마음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싶었어

 

어쨌든, 내 생각에도 근사해

 

이런!

 

왜 그래?

 

 

여드름 또 났어

 

쯧쯧
이제 여자들이 싫어하겠네

 

- 소금이 있어야겠다
- 뭐?

 

소금을 더 먹어야 해

 

소금이 아니라 섹스가 필요한 거야

 

허!

 

- 소금이랑 같이 할 수 있나?
- 그럼

 

아, 면도도 못 하겠네

 

여보세요?

 

네, 잠시만요
사이몬 전화예요

 

뭐라고?

 

반밖에 못 읽었어
읽을 가치도 없지만

 

그래, 난 휴가중이지

 

- 이거 두 개요
- 20불입니다

 

여기요

 

이건 잭을 주고

 

- 나머지 하나요
- 이건 캐시에게. 어때?

 

- 애들이 좋아하겠다
- 캐시를 그려볼게

 

점이 있고

 

잭도 약간 그려볼까

 

잭에게
재코

 

- 어때?
- 아주 멋져

 

고마워요

 

서봐

 

좀 웃어봐

 

- 저희 사진 좀 찍어줄래요?
- 좋아요

 

고마워요

 

들어줘

 

됐어요

 

고맙습니다

 

여동생들 알리체와 리사가
내게 와 말했다

 

"로버트 오빠, 부엌으로 빨리 와"

 

"에바랑 마리아 언니가
줄 게 있대"

 

캐시가 축구팀에 뽑혔대

 

- 무슨 축구팀?
- 학교 축구팀이지

 

- 위험할까?
- 별로

 

있지, 애들 좋아해?

 

- 무슨 애들?
- 내 아이들

 

네 애들 좋아해

 

아니
정말로 아이들을 좋아하냐고

 

- 모든 아이들?
- 정말로 애들 좋아하냐고

 

아이들이란 종족 말이야?

 

내 말은…

 

사실…
넌 애들 안 좋아하잖아

 

네 애들을 안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나는 어때?

 

나는 좋아해?

 

널 좋아해

 

왜인지 알아?

 

아니, 왜?

 

이런 도발적인 질문을 해서 좋아

 

내 지성을 시험하잖아

 

내가 어렸을 때 겪었던
끔찍한 일 얘기했었나?

 

내 생애 최악의 일 말야

 

아니, 안 했어

 

7살인가 8살 때 일이야…

 

애들은 패거리를 만들잖아
나도 한 패거리였어

 

어느날…

 

누군가 말했어
"자격이 없는 멤버가 하나 있다"

 

"이 자를 추방하는 데
모두 동의하나?"

 

난 그렇다고 말하고 박수를 쳤어

 

- 박수까지?
- 응

 

박수를 치며
"그래, 추방하자"라고 했지

 

추방당한 게 누군지 알아?

 

너구나

 

맞아

 

끔찍하군

 

끔찍한 이야기야

 

새벽에 모터보트 타자

 

어디로 가면 좋은가요?

 

무라노에 가면
예쁜 잔 만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무라노! 멋지겠다

 

- 새벽 몇 시죠?
- 네?

 

무라노 가는 보트 몇 시냐구요

 

식탁 위엔
레모네이드와 크림케이크…

 

초콜릿 두 갑과
마시맬로 상자가 있었다

 

전부 날 위한 음식이라고
마리아 누나는 말했다

 

콜린?

 

뭐 좀 찾았어?

 

이거 예쁘지 않아?

 

어때?

 

전부 날 위한 음식이라고
마리아 누나는 말했다

 

아직도 졸려?

 

메리, 너무 잤어

 

- 뭐라고?
- 우리 저녁도 안 먹었잖아

 

몇 시야?

 

늦은 시각이지

 

파도바니 식당은 열려있나요?

 

- 아니면 여기는…?
- 너무 늦었어요

 

이 시간엔 다 닫아요
하지만 제가 심야에 하는 곳을 알아요

 

샌드위치, 음료도 맛있고
아주 좋아요, 찾기도 쉬워요

 

- 그래요, 지도 좀 주세요
- 죄송하지만 남은 게 없네요

 

- 한번 볼게요
- 여기예요, 근사한 곳이죠

 

여길 나가서 우회전하시고

 

그리고 한번 더 우회전하시면
바로 거깁니다

 

알았어요
고마워요

 

- 이 쪽이야
- 어떻게 알아?

 

어때?

 

- 저기네
- 아냐, 이쪽이야

 

정말이야

 

- 이쪽?
- 맞아

 

콜린…

 

저게 뭐지?

 

침대 좀 봐

 

- 누굴 닮았는데
- 우주선 같다

 

자, 여기가 어디지?

 

이쪽일까?

 

응, 맞아

 

- 이거 봐봐
- 베니스 페미니스트 연합

 

- 여기 여자들은 진보적이야
- 지도가 있었다면

 

강간범들을 거세시키자고 할 정도야

 

이 건물 있잖아

 

10분 전에 지났던 건물이야

 

아주 맞는 말이야

 

- 뭐가?
- 강간범 거세 말야

 

뭐 하는 거지?
이 시간에 웬 유리람

 

- 가자
- 이상해

 

- 배고파 죽겠다
- 이 길이 맞는 듯해

 

그래

 

안녕하세요
뭐 도와드릴까요?

 

음…

 

요기할 만한 곳을 찾고 있어요

 

그쪽엔 없어요
제가 좋은 곳을 알긴 하지만

 

- 저기 바가 있지 않아요?
- 아뇨, 닫혔어요

 

- 저는 로버트라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 베니스 음식 좋아하시죠?
- 그럼요

 

제가 안내하죠
배가 무척 고프실 텐데

 

좋아요
갑시다

 

이쪽은 메리고
전 콜린입니다

 

- 영국분인가요?
- 네

 

어느 지역이죠?

 

메리는 브리스톨이고
전 런던이요

 

좋은 나라죠

 

- 베니스는 초행인가요?
- 3년 전에도 왔어요

 

- 2년 전이야
- 2년이요

 

- 많이 달라졌죠?
- 글쎄요

 

이 포스터는 어딜 가나 있네요

 

남자를 못 구한 여자들이죠

 

남녀 사이를 파괴하려 하고 있죠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말이에요

 

이쪽으로

 

- 어이, 잘들 지냈나?
- 그럼요

 

길 잃기 십상이에요

 

막다른 길 혹은 운하

 

다 왔어요

 

안녕하세요, 로버트 씨

 

가시죠

 

모니카, 조셀린
잘 지냈나?

 

이쪽으로 가시죠

 

베니스답군요

 

실례합니다

 

음식이 없다는군요
주방장이 병이 났답니다

 

확 죽여버릴까보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와인은
영양분이 많이 들어있어요

 

- 건배
- 건배

 

자, 그러면…

 

전 호기심을 못 참는 사람이거든요

 

- 두 분 부부인가요?
- 아니요

 

- 그럼 불륜인가요?
- 아니요

 

뭐 어때요? 요즘 시대엔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데

 

당신 얘기도 좀 해주시죠
그러니까… 대체 누구시죠?

 

그런데, 아이는 있으시죠?

 

- 어떻게 알았죠?
- 감이죠

 

두 아이가 있어요
아들과 딸이죠

 

- 이 아이들이군요
- 네

 

예쁘군요

 

- 댁의 아이는 아니겠죠
- 아닙니다

 

애들이 아름다운 어머니를 닮았군요

 

영어를 참 잘하시네요

 

런던에서 자랐고
아내가 캐나다인입니다

 

빵 더 없나요?

 

- 와인이랑 빵 좀 줘
- 금방 나옵니다

 

- 부인이 캐나다분이세요?
- 네, 거기서 살았죠

 

어떻게 만나셨어요?

 

그 얘기는 저희 어머니와
누나들 얘기부터 시작해야 해요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구요

 

아내 얘기를 하려면
아버지 얘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정말 듣길 원하세요?
해볼까요?

 

- 하세요
- 아버지는 체구가 건장한 분이셨죠

 

평생 검은 콧수염을 기르셨어요

 

수염이 회색이 되면
붓으로 검게 칠하셨죠

 

여자들이 눈에
마스카라를 하듯 말이죠

 

어머니와, 여형제 넷 모두
당신을 두려워했어요

 

식탁에서 아버지보다
먼저 입을 열어선 안 됐죠

 

허나 당신은 저를
가장 사랑하셨어요

 

평생 외교관이셨기에
저희 가족은 런던에서도 몇 년 살았죠

 

아침 6시에 일어나셔서
면도를 하셨는데…

 

다 하시기 전엔 아무도 침대에서
나올 수 없었습니다

 

누나들이 14, 15살이었고
저는 10살이었는데…

 

어느 주말
오후 내내 집이 비게 됐어요

 

에바와 마리아 누나가
서로 속삭이더니…

 

저를 부모님 침실로 불러서는
침대에 앉아 조용히 있으라 했죠

 

어머니의 화장대로 가더니…

 

손톱을 칠하고 파우더를 바르고
립스틱을 하더군요

 

속눈썹을 잡아당겨
마스카라도 하고…

 

양말을 벗고
어머니의 실크 스타킹을 신었죠

 

숙녀라도 된 듯
거울 앞에서 으스댔죠

 

서로 웃고 키스하고 안고 킬킬댔어요
전 홀린 기분이었고…

 

그게 누나들에겐 기쁨이었죠

 

이건 비밀이라고 내게 귀띔했어요

 

평생 비밀을 지키고
절대 말하지 말라고 말이죠

 

그런데 그날 저녁
아버지가 절 뚫어지게 응시하시더군요

 

식사하시다 포크를 내려놓고는
절 쳐다보셨어요

 

제 심장은 쿵쿵거렸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로버트. 오늘 오후에 뭘 했니?"

 

알고 계셨던 겁니다

 

당신은 신과 같은 분이었어요
절 시험하는 거였죠

 

그래서 전 다 말해버렸습니다
누나들이 한 일을 모조리 다요

 

어머니는 입을 열지 못 했고
누나들은 하얗게 질렸죠

 

아버진 내게 고맙다고 하시곤
식사를 마치셨어요

 

그리고 누나들과 전
서재로 불려갔죠

 

누나들은 가죽 벨트로 심하게 맞았어요

 

한달 뒤 복수를 하더군요

 

집에 유모도 없이 저희만 있었는데…

 

제 여동생들인…

 

고마워요

 

알리체와 리자가
제게 와 말했죠

 

"로버트 오빠, 부엌으로 빨리 와
에바랑 마리아 언니가 줄 게 있대"

 

수상했지만 가봤죠
저는…

 

순진했던 거죠

 

식탁 위엔
레모네이드와 크림케이크…

 

초콜릿 두 갑과
마시맬로 상자가 있었어요

 

전부 날 위한 음식이라고
마리아 누나는 말했죠

 

에바 누나는
약을 먼저 먹으라고 했어요

 

기름진 음식 먹기 전에
이 소화제를 먹어야 한다고 말이죠

 

음식에 눈이 멀어
전 그 약을 먹었어요

 

그리곤 초콜릿, 케이크,
마시맬로, 레모네이드를 먹었죠

 

누나들은 박수를 치곤
레모네이드를 한잔 더 마시라고 했어요

 

배가 꽉 찼지만 달라고 했죠

 

전 한잔을 더 마시고 초콜릿,
마시맬로, 케이크를 다 먹었어요

 

누나들은 브라보를 외쳤는데
그때 부엌이 빙빙 돌더군요

 

그리고 화장실이 급해졌구요

 

갑자기 누나들이 절 잡더니
손을 뒤로 묶었어요

 

그리고 절 아버지 서재로
끌고 가서는…

 

안에서 열쇠를 잠그고
문을 쾅 닫더니 이러더군요

 

"잘 있어, 로버트
아버지 서재에 잘 있으렴"

 

그 무서운 아버지의 서재에
갇힌 셈이죠

 

당신이 세계적인 엘리트인
런던 외교단을 접대하는 장소에서…

 

전 양탄자와 벽에
토하고 오줌똥을 쌌죠

 

아버지가 절 보더니 말씀하시길
"로버트…"

 

"초콜릿 먹었던 거냐?"

 

그리고 전 반은 죽었어요
반년간 저랑 말도 안 하셨죠

 

전 결코 여형제들을 용서 못 해요

 

어머니만이 제 위안이었죠

 

전 밤에 자주 목이 말랐는데…

 

당신은 매일밤 물을 가져다주시고
이마를 만져주셨어요

 

친절한 분이셨죠

 

아버지가 없을 때면
어머니랑 같이 자곤 했어요

 

하루는 캐나다 대사 부인이
차를 마시러 왔는데…

 

딸 캐롤라인을 데리고 왔죠

 

어머니들이 밖에 있고
아이들끼리 남게 되자

 

에바 누나가 갑자기 묻더군요
"캐롤라인, 너 엄마랑 같이 자니?"

 

캐롤라인은 아니라고 했죠

 

그러자 에바 누나가 말했어요
"얘는 엄마랑 같이 잔다"

 

그리곤 여형제들은 킬킬댔지만
캐롤라인은 제게 미소지으며 말했어요

 

"정말 기분좋겠다"

 

그리고 그녀는 제 아내가 됐어요

 

물론 그때 바로 한 건 아니에요
저흰 11살이었으니까요

 

여기가 대체 어디야?

 

어딘지 알겠어?

 

잠깐 앉아있을게

 

두통이 심해

 

목 좀 주물러줘
바로 거기

 

- 맙소사
- 왜?

 

- 미안
- 괜찮아

 

괜찮아
좀 앉아있을게

 

더는 못 걷겠어

 

안아줘

 

기분나쁜 남자였어

 

뭐 하는 사람이람?

 

우린 휴가중인데

 

메리

 

일어나

 

- 어디야?
- 글쎄, 베니스 어딘가겠지

 

가자

 

너 무겁다

 

모기 물렸어

 

긁지 마

 

목 말라

 

오늘은 나 좀 신경써줘

 

너는 뭐 어제 나 신경써줬어?

 

목 말라

 

분수다
카페가 있을 거야

 

그늘로 가자

 

마실것 좀 주세요

 

웨이터에게 전하겠습니다

 

애들은 잘 있나 몰라

 

통화도 했잖아
언제였지?

 

- 어제였나?
- 그럼 잘 있겠지

 

여긴 감옥 같아

 

돌아가자

 

- 비행기표 이미 끊었잖아
- 다시 사지 뭐

 

왜 돌아가려고 해?
여기요!

 

천천히도 온다

 

애들을 데려왔으면 나았을 텐데
적어도 난 말이야

 

- 네?
- 얼음물 좀 주세요

 

- 물이요?
- 커피하고요

 

- 빵이나 계란, 주스…
- 그냥 물이나 주세요

 

- 호텔로 가자. 거기서 물 마실래
- 알았어

 

저 사람도 가져다주겠지만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어

 

전에도 왔던 곳인데
우린 왜 다시 왔을까?

 

사실은 왔던 이유를 기억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러 왔었지

 

우리 관계를 어떻게 할지 말야

 

그래서…

 

넌 답을 발견했니?

 

난 모르겠어. 단지 돌아가서
애들과 있고 싶어

 

넌 알아냈는지도 모르겠다

 

네가 원하는 게 뭔지
결심했는지도 모르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렇니?

 

아냐

 

이런, 호텔로 돌아가는 건데

 

우릴 못 봤어

 

친구들

 

- 잘 지냈나요?
- 끔찍해요. 노숙했어요

 

노숙이요?

 

- 거기서 나간 다음에…
- 지도가 없었어요

 

이런, 내 잘못이군. 늦게까지
재미없는 얘기로 붙잡아뒀으니

 

- 긁지 마.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 내 잘못이요

 

내 잘못이니 내가 책임져야지
우리집으로 갑시다

 

- 커피 나왔습니다
- 됐어요

 

- 저흰 호텔이 있어요
- 우리집이 백배 편안하고 평온할걸요

 

택시를 탑시다

 

어서요

 

- 어쩔까?
- 가보자

 

노숙이라니

 

- 여기가 어디지?
- 로버트가 데려왔잖아

 

로버트는 어디 있담?

 

몰라

 

몇 시야?

 

저녁이야

 

- 잘 잤어?
- 응, 아주 잘

 

모기 물린 데는 어때?

 

나았어

 

시계 어디 있지?

 

우리 옷은?

 

옷 못 봤어?

 

없네

 

여기도 없고

 

없어?

 

옷 찾을 생각 안 해?

 

- 난 괜찮은데
- 찾아봐야지

 

여기서 발가벗고 다닐 순 없잖아

 

저기에 가운 걸려있는 듯한데

 

난 이거 못 입어

 

입어
너무 사랑스럽다

 

무슨 신 같아

 

침대로 데려가야겠는걸

 

- 이건 가운이 아니라 잠옷이야
- 너한테 잘 어울려

 

- 이런 옷을 입고 돌아다닐 순 없어
- 발기한 상태로도 안 되지

 

자, 입어봐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자

 

나 어때?

 

이봐요

 

로버트의 아내인 캐롤라인이에요

 

- 푹 쉰 모양이군요
- 안녕하세요

 

이리 와요
경치가 좋아요

 

와!

 

근사하죠?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낸답니다

 

- 전 메리 켄웨이라고 해요
- 알아요

 

- 이리 와 앉아요
- 부인 옷인가요?

 

그래요

 

내가 만들었죠

 

종종 여기 앉아 자수를 뜨죠
자수를 좋아하거든요

 

멋지네요

 

- 비스킷 들어봐요
- 고마워요

 

로버트가 저녁에 돌아올 테니
식사하고 가라고 했어요

 

그이 식당에 갔어요
새 매니저를 구했거든요

 

- 그 분이 하는 식당인가요?
- 네

 

어젯밤 가봤잖아요

 

- 자기 식당이란 말은 안 했어요
- 취미 같은 거죠

 

나보단 잘 알겠죠
난 가본 적도 없거든요

 

등이 아프세요?

 

걸어다니면 좀 나아져요

 

- 친구분 좋아하나요?
- 콜린이요?

 

실은 고백할 게 있어요

 

둘이 자고 있을 때
내가 좀 들여다봤어요

 

앉아서 반시간 동안 보기만 했어요

 

 

콜린 참 잘 생겼죠
로버트 말대로예요

 

물론 당신도요
둘 다 피부가 참 좋아요

 

서로 사랑하나요?

 

그게, 저는…

 

그를 사랑해요, 아마
처음 만났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전 그를 믿어요
가장 가까운 친구랄까요

 

어떤 의미의 사랑을 말씀하신 거죠?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그가 내게 무얼 해도 좋은 관계죠

 

무엇이든요?

 

누군가를 사랑하다면…

 

- 안녕하세요!
- 로버트 부인 캐롤라인이셔

 

좋은 시간 보냈나요?

 

- 휴가중이잖아요
- 길만 안 잃었다면 그렇죠

 

의자에 앉아요

 

어머나

 

네?

 

옷을 깜빡 했네
세탁해서 말렸는데 잊어버렸어요

 

어디 있는지 가르쳐줄게요

 

하지만 그 전에
아까 얘기를 들려주세요

 

- 뭐요?
- 둘이 자고 있을 때 한 일이요

 

아, 그렇죠

 

우리 자고 있을 때 캐롤라인 씨가
보고 있었대

 

그래요?

 

 

아기처럼 잘 자더군요

 

- 아기들은 잠을 설치죠
- 그는 그렇지 않아요

 

- 항상 잘 자는 편일걸
- 그렇긴 한데 전 애가 아니에요

 

물론이죠
아기처럼 잔다는 뜻이에요

 

로버트가 저녁식사
같이 하길 고대하고 있어요

 

동의 안 하면 옷 주지 말라고 했어요

 

배도 많이 고플 텐데

 

들고 갈 거죠?

 

- 글쎄요…
- 제발, 안 그럼 내가 혼나요

 

- 그러죠
- 좋아요

 

그럼, 옷 주실래요?

 

침실 벽장에 있어요
여기 열쇠

 

- 고맙군요
- 저쪽이요

 

수줍어하는 남자는 참 귀엽죠?
너무 귀여워

 

아, 무슨 일을 해요?

 

요즘은 광고 성우를 주로 해요

 

반년 전엔 여성 단체에 있었어요

 

- 어떤 여성 단체죠?
- 극단이요

 

배우군요?
멋진 일이겠죠

 

가끔은요
어쨌든 해산됐지만요

 

모두 여자였나요?

 

남자가 필요하다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있었어요

 

그래서 해산된 셈이죠

 

여자들만으로 어떻게 연극을 하죠?

 

어떻게 하냐면 가령…

 

두 여자가 막 만나서
발코니에서 얘기하는 연극이라든가

 

남자를 기다리는 중일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남자가 나타나야
얘기가 진행되겠죠

 

- 웃으면 통증이 오거든요
- 도와드릴까요?

 

여기 목을 좀 봐줄래요?

 

거기요, 눌러요

 

더 세게요

 

나아졌어요
고마워요

 

- 여자들로만 '햄릿'을 한 적도 있어요
- '햄릿'?

 

그건 못 읽어봤어요
사실 졸업한 뒤 연극을 못 봤어요

 

유령이 나오고
마지막에 다 죽는 내용인가요?

 

- 주연을 맡았나요?
- 아뇨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잘 잤나요?
- 그럼요

 

- 댁이 참 근사해요
- 잔 가져올게요

 

할아버지의 유산이죠

 

저기 섬 보이죠?

 

묘지섬인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저기 묻혀있소

 

- 저녁식사 들고 가겠죠?
- 옷 입고 올게요

 

샴페인 한잔부터 들어요

 

캐롤라인!

 

고마워요

 

천사 같군

 

기분은 어때요?

 

좋습니다

 

콜린과 메리를 위해

 

- 식사 준비해야지
- 전 옷 입을게요

 

고맙습니다

 

근사한 곳이군요

 

이 책들은 아버지가
아끼던 책들이죠

 

할아버지도 그러셨고

 

모두 초판이라오

 

그건 아버지가 매일마다
사용하던 물건들이오

 

- 오페라글라스를 매일 사용하셨나요?
- 아니, 그건 오페라 가서만 사용하셨지

 

그건 할아버지 물건이오

 

당신에겐 아버님이
아주 중요한 존재인가보군요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자신을 잘 이해하셨지

 

남자다운 남자들이었고
자신의 성을 자랑스러워했소

 

여자들도 그 분들을 이해했지

 

요즘은 여자들이 남자를
무시하고 아이 다루듯 하지만…

 

그 분들 같은 남자에겐
그렇게 못할 거요

 

애매함도 혼란도 없소

 

그러니까…

 

여긴 옛날옛적을 기리는
박물관인 셈이군요

 

영국은 어떻소?
사랑스러운 영국은?

 

햄프셔, 윌트셔,
컴벌랜드, 요크셔

 

해러즈 백화점

 

참 아름다운 나라지
전통도 있고

 

지금은 그렇게 아름답진 않아요
그렇지, 콜린?

 

- 콜린, 어디 아파?
- 아니

 

어떤 면에서 아름답지 않죠?

 

 

글쎄요

 

자유랄까요

 

자유? 어떤 종류의 자유죠?
무엇을 위한 자유?

 

- 자유롭기 위한 자유요
- 자유롭고 싶소?

 

- 무엇을 위한 자유지?
- 자유주의에 반대하는군요?

 

그렇진 않소만, 때로는
법규가 필요한 게요

 

주지하다시피, 사회는
범죄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해요

 

그들은 전부 벽에 세워놓고
총으로 쏴버려야 합니다

 

사회는 스스로를 정화할 필요가 있어요

 

영국 정부는 올바른 노선을 걷고 있어요
이탈리아가 배울 게 많죠

 

난 영국인이지만
당신 말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그건 헛소리요

 

댁이 영국인임은 존중하지만
공산주의 빨갱이(poof)라면 아니오

 

빨갱이는 아니시겠지?

 

그게 맞는 단어인가?
과일(fruit)이었나?

 

과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커피 한잔 합시다

 

- 그만 가보겠습니다
- 그래요

 

- 커피는요
- 너무 오래 있었는걸요

 

- 고마워요
- 피곤한가보네요

 

고마웠어요

 

저희 호텔은 여기와 천지차이예요

 

어머

 

근사하네요

 

내가 아마추어 사진작가거든

 

- 그러니까 직진해서…
- 다리를 건너요

 

제발. 제발 다시 와줘요
중요한 일이에요

 

난 나갈 수가 없어요

 

- 그러죠
- 등이 안 좋아서요

 

잘해주셔서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 즐거운 시간이었소
- 좋은 밤 되세요

 

있잖아, 그 테라스에서
가운 입고 서있던 너는…

 

너무 아름다웠어

 

가슴이… 뛰었어

 

네 모습도 그랬다고 얘기했잖아

 

- 실례합니다
- 이런

 

- 방 청소하러 왔어요
- 휴가 좀 즐기게 두라고

 

이리 와

 

어떤 기분이야?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

 

뭐가?

 

여자라면 어떤 기분일지 말야

 

그건…

 

바로…

 

이런 기분이야

 

너한테 푹 빠졌어

 

너한테 푹 빠졌어

 

열지 마

 

이리 와

 

이리 와

 

앉아

 

아야

 

- 널 원해
- 싫어

 

싫다고?
좋으면서

 

아냐

 

- 저 웨이터 이상하지
- 들어봐

 

그 애들이 왜 너를 내쫓은 거야?

 

날 싫어했으니까

 

질투했나보다
네가 예쁘니까 질투한 거야

 

나도 그러니까
알지?

 

나도 네 아름다움이 질투나

 

내 것이니까
그런 의미의 질투야

 

다른 누구도 만질 수 없어
다 내 것이야

 

그럴까?

 

내 소유야

 

- 난 소유물이구나
- 저 영국인들 봤어?

 

콜린

 

응?

 

- 잘 생겼다
- 여자도 예뻐

 

저 사람들 뭐 하는지 알아?

 

- 뭔데?
- 우리 얘기하고 있어

 

- 네 얘기겠지
- 아냐, 너야

 

우리 둘 다 일지도

 

그거 생각난다
허벅지랑 엉덩이 얘기 알아?

 

- 뭔데?
- 뭐냐면

 

사람들은 허벅지랑 엉덩이만 봐
"허벅지 멋지다!"

 

"엉덩이 죽이네", "힙 죽이네"
"가슴 죽이네"

 

가슴이든 유방이든 등등
무슨 뜻인지 알지

 

내 말의 요점은…

 

'허벅지'라는
단어는 변함이 없어

 

다른 부위는 단어가 여러 갠데
허벅지는 하나뿐이야

 

- 놀랍지?
- 다른 단어가 필요한가

 

- 요점이 뭐야?
- 이거야

 

사람들이 널 보며
네 허벅지랑 엉덩이 얘기를 하는데…

 

그 순간
네 허벅지랑 엉덩이 기분은 어떨까?

 

사람들은 내 허벅지나 엉덩이
얘기하고 있지 않아

 

네가 어떻게 알아?

 

왜냐면 여기 모든 사람들은
너의 허벅지랑 엉덩이 얘기중이니까

 

내 거? 아닐걸

 

정말?

 

이럴 수가

 

어머

 

- 잊은 말이 있는데
- 뭔데?

 

좋은 생각이 났어

 

외과의를 고용할까 해

 

아주 미남으로

 

- 네 팔다리를 자르게 말야
- 정말?

 

그리고 널 우리집에 가두고
섹스할 때만 사용할 거야

 

내가 내킬 때마다

 

가끔 내 친구들한테 빌려주기도 하고
걔네가 널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재밌다

 

나도 결심한 게 있는데
아직 말을 못 했어

 

- 어떤 결심?
- 어떤 결심이냐면…

 

- 뭐냐니깐?
- 음…

 

난 어떤 기계를 발명할 거야

 

철로 만들어지고 전기로 기동돼

 

- 조종장치도 있고 피스톤도 있어
- 음…

 

손잡이와 다이얼도 있어
그리고 이런 낮은 소리를 내지

 

그래?

 

그리고 그 기계가
널 범할 거야

 

몇 시간 며칠이 아니라
수십년 동안 계속해서

 

영원히

 

메리

 

악몽 꿨구나, 메리

 

뭐였어?

 

뭔데 그래?

 

무슨 꿈이길래 그래?

 

넌 아름다워

 

- 잠 깼어?
- 두려워

 

괜찮아
무슨 꿈이었어?

 

만져줘

 

괜찮아

 

이리 와
좀 앉아

 

무슨 꿈이야?

 

- 기억나?
- 응

 

말해봐
무슨 꿈이었어?

 

로버트 집에 사진이 있었는데…

 

네 사진이 있었어

 

무슨 사진?

 

로버트 집의 사진들을 훑어봤는데…

 

그중에 네 사진이 있었어

 

내 사진이라고?

 

밖에서 찍은 거였어
보트나 강가에서

 

네가 발코니에 서있을 때였어

 

- 난 사진 못 봤는데
- 응, 넌 못 봤지

 

- 자지 마
- 깨어있어

 

그의 사진 속에 네가 있었어

 

콜린?

 

- 저기 어때?
- 좋아

 

가자

 

로버트 집에서 일어난 일인데
얘기 안 한 게 있어

 

- 안 들려. 뭐라고?
- 로버트 집에서 얘기 안 한 게 있다고

 

네가 옷 갈아입으러 갔을 때 있잖아

 

그가 나랑 얘기를 하다가…

 

그의 아버지 얘기 등 말야

 

갑자기 내 배를 때렸어

 

- 완전 숨이 막히더군
- 널 때렸어?

 

왜?

 

왜 얘기 안 했어?

 

글쎄

 

모르겠다

 

왜 날 때렸는지도 모르겠어

 

내 사진을 왜 찍었는지도 모르겠고

 

난 수영할래

 

있지

 

주욱 생각해봤어

 

우리도 해보자

 

- 뭘?
- 같이 살자고

 

알잖아

 

애들과 같이 살자고

 

그런 말이야

 

널 사랑해

 

우리 꼭 서로에게 전념할 필요는
없잖아. 그러니까…

 

행복한 날들이었어

 

싫단 말야?
너도 바라는 줄 알았는데

 

나도 원해. 그런데… 아까 수영할 때
난 혼자였고 갑자기… 평화로워졌어

 

설명할 수 없어
죽을 뻔했는지도 몰라

 

이런 식으로 돌아올 수가 없어
그런 얘기야

 

너도 바라는 줄 알았는데

 

우리 좀더 지켜보자
알았지?

 

섬의 반대편에 갔다
항구로 돌아온대

 

타보자

 

다음에 내려서 걸어가자

 

- 뭐라고?
- 내려서 좀 걷자고

 

- 항구를 도는 것보다 빠를걸
- 아마도

 

그래

 

어딘지 알겠어?

 

콜린! 메리!
잘 있었어요?

 

안녕!

 

올라와요!

 

이리 올라와요!

 

- 올라갈래?
- 우릴 봤잖아. 무시할 수도 없고

 

- 건너편까지요
- 고맙습니다

 

- 안녕하신가
- 안녕하세요

 

다시 보니 기쁘군

 

보트가 이쪽 방향이길래
인사하러 왔어요

 

더 일찍 오리라 생각했는데

 

- 편지 받았소?
- 아뇨, 언제 보냈는데요?

 

오늘 호텔에 두고 왔소
우린 떠날 참이거든

 

- 가기 전에 보고 싶었소
- 편지 못 봤는데

 

어쨌든 와줬으니 잘됐군

 

떠난다면서요?

 

캐나다로요

 

친정 식구들 보러 가요
작별인사하려 했는데. 뭐 좀 들어요

 

- 와줘서 기뻐요
- 메리에게 음료 내줘

 

난 일이 있어 잠깐 식당에 가야 해
같이 갑시다

 

- 저는…
- 같이 가요. 금방 끝날 테니

 

- 콜린, 난…
- 수영했나요?

 

 

어머

 

- 휴가 떠나시는 줄 알았는데
- 매각할 거예요

 

휴가가는 건 맞지만, 돌아오면
단층 아파트를 구할까 해요

 

- 저를 위해서요
- 아

 

- 허브티 들래요?
- 좋아요

 

- 안녕하세요, 로버트.
- 어디 가나? 따라오게

 

- 누가 꼬집었는데
- 베니스 사람들은 붙임성이 좋거든

 

이쪽으로

 

로버트가 유년시절 얘기를
해줬다 하더군요

 

그이는 과장이 심하죠
옛날 얘기를 떠들고 다녀요

 

- 설탕은 됐어요
- 레몬이에요

 

- 테라스에서 마실까요?
- 제가 들게요

 

등은 어쩌다 그렇게 됐어요?

 

확실합니다

 

정확해요
네,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시름 놨네요

 

수고하세요

 

변호사 말로는 이상 없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 알아들었나?

 

아뇨

 

내가 한 말이 뭐냐면…

 

자네가 내 연인인데, 캐롤라인도
자넬 좋아해서 질투한단 얘기였네

 

- 왜 그런 소릴 했죠?
- 뭐가 왜인가?

 

자네가 돌아올 줄 알았네

 

이봐요, 로버트 씨
잠깐만요

 

내 사진은 왜 찍었소?
메리에게 보여준 사진 말야

 

- 눈치가 빠르군
- 요점이 뭐요?

 

식당을 저 자에게 팔 걸세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얘기인데…

 

결혼 후에 로버트는
잠자리에서 날 때렸어요

 

막을 수 없었어요. 그러는 동안
그게 좋아지기 시작했죠

 

고통이 아니라, 그러니까…
내가 무력하다는 사실이.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

 

벌을 받는 기분
따라서 죄를 지은 기분

 

나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느꼈어요

 

난 너무 흥분됐어요

 

그게 우릴 완전히 사로잡아
끝없이 커져갔죠

 

하지만 끝이 다가왔죠

 

저 웨이터는 어부였네

 

오염으로 물고기가 없어져
어부들이 웨이터가 됐지

 

내 사진 왜 찍었소?
무슨 의미지?

 

저 이발관 보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다니던 곳인데

 

나도 이용하지

 

저건 공동묘지 섬이고

 

어느 밤 등이 갑자기 너무 아파왔어요

 

그리고 돌팔이 의사 때문에
이렇게 됐죠

 

그이는 강해요

 

그가 머리를 뒤로 잡아당기자
고통으로 눈앞이 깜깜해졌죠

 

그때 했던 생각이 기억나요
'올 것이 왔구나'

 

'돌아갈 수 없어
이제 끝이구나'

 

'이거야, 이제 끝장이야'

 

지루한가봐요

 

아뇨, 그게…

 

수영을 오래 했더니
일사병 기운이 있나봐요

 

콜린과 이상한 일은 안 해요?

 

아뇨, 안 해요

 

어머, 콜린도 그런 사람일 텐데

 

실은 확신하고 있어요

 

보여줄 게 있어요

 

- 좀 어지럽네요
- 보여줄 게 있어요

 

우리 침실에 와본 적 없죠?

 

다리가 아프네요

 

어쩜!

 

그는 참 아름다워요

 

당신 둘이 도착한 날
로버트가 발견했죠

 

이게 처음 그를 본 사진이에요

 

흥분해서 돌아오던 로버트를
잊지 못 할 거예요

 

그이는 사진을 계속 가져왔어요

 

우린 가까워졌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콜린 덕분이에요

 

잠자리를 할 때마다 볼 수 있게
벽에 붙이자고 내가 제안했죠

 

이건 내가 직접 찍은 건데
멋지죠?

 

- 왜?
- 그리고 로버트가 당신들을 데려왔죠

 

우리 꿈에 신이 등장한 기분이었어요

 

환상이 현실로 변하는 그런
경험한 적 있어요?

 

거울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이죠

 

콜린

 

콜린

 

일어나요

 

콜린과 로버트가 돌아와요

 

우리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요?

 

말해줄까요?

 

우린 거울속 반대편에 있는 거예요

 

메리, 왜 그래?

 

메리?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메리, 왜 그래?

 

건배

 

- 단지 일사병이에요
- 열이 없는데

 

왜 그래? 일사병이야?

 

말해봐

 

어서 말해봐!

 

- 그냥 피곤한 거예요
- C…

 

내 이름 부르려는 거야?

 

- Co…
- 무슨 말 하려는 거야?

 

- Co…
- 추워(cold)

 

- 추운 모양이야
- 안정시켜야죠

 

의사를 불러야 해
전화 어딨죠?

 

끊었어요

 

- 끊었다고?
- 우린 떠나니까요

 

의사 연락처 알잖아

 

젠장 의사 데려와
아파하잖아!

 

- 소리 지르지 마
- 괜찮아질 거예요

 

메리는 이해했어요

 

당신도 이해하죠?

 

물론 당신도 이해하겠죠

 

여기가 어딘지 알아?
일어나!

 

움직이지 마

 

입술이 깨졌잖아

 

쉿!

 

메리에게 무슨 짓을 했어?

 

하라는 대로 할 테니
의사를 불러줘

 

- 뭘 원하지?
- 뭘 원하냐고?

 

우리가 원하는 걸 보여주지

 

내 보여주지

 

우리가 보여주지

 

캐롤라인

 

로버트

 

그 사람들의 무엇을 원했죠?
묻잖아요

 

그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원했죠?

 

아무것도요
친구였어요

 

친구라?

 

거기서 저녁을 먹었어요

 

남자친구와 왜 그들에게 돌아갔죠?

 

그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원했죠?

 

남자친구가 그 여자를 좋아했나요?

 

전 그녀를 좋아했지만
그는 아니었어요

 

남자친구가 그 남자를 좋아했나요?

 

아뇨, 아니에요

 

당신은요?

 

그 남자를 좋아했나요??

 

- 그 남자를 좋아했나요??
- 아뇨

 

그럼 저녁은 왜 먹으러 갔소?
왜 다시 돌아갔소?

 

베니스에는 왜 왔소?
뭣 때문에?

 

- 그냥…
- 즐겨보려고 온 거 아닌가요?

 

우린…

 

결혼할 사이였어요

 

콜린 매휴 씨 몸 맞습니까?

 

서명해주세요

 

- 머리를 잘못 빗었네요
- 네?

 

이쪽이 아니에요

 

이쪽이지

 

…당신은 사전에 모든 계획을 짠 거요

 

식당을 팔고, 집도 팔고
약물을 사놓는 등등

 

그런데 지문 묻힌
면도칼은 남겨두고…

 

본인 이름으로 예약를 하고
본인 여권으로 여행을 다니다니

 

이해가 안 되는군

 

내가 얘기 하나 해주겠소

 

아버지는 체구가 건장한 분이셨소

 

평생 검은 콧수염을 기르셨지

 

수염이 회색이 되면
붓으로 검게 칠하셨소

 

여자들이 눈에
마스카라를 하듯 말이오

 

번역/ 필유
http://feelyou.tistory.com

 

Subtitles by Visiontext

 

ENHOH